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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_공부노트/사회적 경제

[착한세계시민의 탐방일기(일본편)] #2. 지역을 활성화하는 관광을 배우다! in 후쿠오카 이데아파트너즈주식회사, NPO이데아큐슈아시아

 

 

이번 글에서는 2월 4일, 이데아파트너즈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자, NPO법인 이데아큐슈아시아의 이사장이신 이데 오사무씨와 만났던 때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한다.

 

처음 만난 이데 오사무씨는 준비성이 철저하신 분이라는 인상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비도 오고 일부 인원들이 출발 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약속 장소에 조금 늦었는데, 이데씨는 세팅을 위해 2~30여분 일찍 와 계셨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1. 이데 오사무 대표님

 

 이데 오사무씨는 관광, 교류, 이벤트, 마을만들기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종합 프로듀서이다. 지역활성화에 많은 관심과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분이었다.

 

 이데씨는 원래 리크루트라는 일본의 기업에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 리크루트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기회에 의해 스스로를 바꾸자.'라는 비전을 가졌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40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해당 기업에서 나와 본인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인도 '아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건 기회를 만들 찬스라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데씨가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살펴보자면, 약 15년전 쯤(1996년 무렵) 리크루트에서 '지역활성사업부'를 설립하고 도쿄를 거점으로 관광진흥, 마을만들기, 등 영역에서 도쿄도 타마 뉴타운의 사업자 유치, 구마모토현 미즈카미무라 '물 위의 학교' 등 다수를 기획하였으나 부서가 생긴지 6년 째에 비즈니스 모델과 이익률이 적다는 이유로 폐부당했다고 한다. 그 때 본인이 하고 싶은 것과 추구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단다.

 

 이후 여행정보지를 만드는 곳에서 '관광회의규슈'를 창간하고 편집장을 맡았고, 그 경험을 살려 2006년, 이데아파트너즈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 (주)이데아파트너즈는 마케팅, 기획 회사로, 규슈의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지역의 자율적인 경제활동 체계를 만드는 일들을 돕는 회사이다. 기업이나 지역의 IDEA(이데아)를 실현하는 파트너란 뜻을 가지고 있다.

 

 지역이 주도하고 지역에 기반한 자립형 비즈니스를 실현하도록 하는 걸 우선으로 하며 기업과 지역에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1차 농업×2차 제조업 × 3차 서비스업= 6차 산업 을 만들어 내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나가사키현 오바마온천의 료칸을 비롯하여 많은 숙박시설의 재생을 지원하였다고 한다.

 

2010년에는 NPO법인 이데아규슈아시아를 설립하였다. 특정비영리활동법인인데, 규슈와 아시아를 잇는 새로운 중간지원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후쿠오카의 자연과 전통, 문화, 지역자원, 인적자원 등을 활용한 집객과 교류 서비스 산업 창출 플랫폼을 만들어 머무는 여행, 돌아보는 여행, '착지형 관광'을 촉진하고 있다. '바워크 후쿠오카', '후쿠오카체험버스티켓', '야타이(포장마차) 티켓' 등의 사업을 전개중이다.

 

  

2. 관광사업의 변화와 중요 포인트(주요 교훈)

 

관광사업의 변화 중 두드러진 것이 몇가지 있다.

 

 우선, 단체여행 중심에서 개인여행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가 옮겨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니즈가 다양화되었고, 크고 럭셔리한 시설만이 아니라 작지만 실속있는 시설들이 각광받게 되었다.

 

 그리고 관광지 마케팅의 경우 기존에 정보지나 팜플렛이 주였던 것에서 벗어나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보의 양도 많아지고 질도 높아졌으며,속도가 빠르고 쌍방향성이 생겨났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의한 입소문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직접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착지형 관광상품'이 생겨나게 되었다.

 

 

(↑ 인터넷과 착지형 관광상품. 재생시간 약 4~5분.)

 

 착지형 관광 혹은 착지형 여행이란 기존의 방식처럼 출발지의 사람들 혹은 여행사가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지의 사람들이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마케팅적으로 이해해보자면 약간 pull 방식과 유사한 개념이랄까? 일본의 관광 업계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 같았다.

 

 예를 들자면, 후쿠오카에 여행을 가기 위해 부산에서 부산에 있는 여행사에 관광 상품을 구경하러 가서 계약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후쿠오카의 사람들이 자기 동네에 놀러오라고 초대하면서 직접 어떤 상품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부산 사람인 내가 인터넷을 통해서 예약해서 여행하는 것, 그게 바로 착지형 관광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현지에서 직접 현지 여행사에 여행 상품을 계약해서 하는 것도 착지형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 상당수가 착지형 관광을 하고 있고, 관광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에서 더 나아가 체류형 여행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처음 듣는 개념인데다 통역사의 말을 거쳐서 완벽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런 뉘앙스의 용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관광 사업에서, 또 지역자원을 활용한 사업에서 중요한 점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재이용자(리피터)의 획득이 중요해졌다.

-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꿈 배달꾼이라 불리는 오사카의 스타 인솔자 '히라타 신야'씨를 소개시켜주셨다. 일본여행판매매니저라고 하는데 2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혼자 7억엔의 매출을 올리는 분이라고 한다. 이 분과 함께 있으면 정말 재밌어서 코스가 중요하다기보다 사람 자체를 보고 여행을 또 가고 싶어한다고. 마침 2월 4일 당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뵙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웠다. ㅠㅠ

- 인터넷과 SNS 등의 입소문에 의해 서비스가 '가시화'되기 때문에 손님대접(오모테나시)이 중요하다. 손님대접을 잘해야 재이용자도 생긴다!

-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명심하고 상품을 만들고 목표를 설정하고 판매전략을 세워야 한다.

 

2) 관광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 관광사업자, 주민 세 주체의 힘을 잘 참여시키고 연계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주민의 자랑(Civic pride)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살기 좋고 찾아가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활동이 필요하다.

- 자주적, 자립적이고 지속적인 자원활동이 필요할 수 있다.

 

 

3)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 고객이 그 지역을 필요로 하고 원하며, 그런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제공하여 그 성과로 대가를 얻는 것. 또 사회에 공헌하는 것. 그런 것이 목적이다.

- 사업(상품)의 고객은 누구인지, 그들의 속성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사업(상품)이 어떤 것인지, 가치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치라는 것은 필요하고 원하며 만족하는 상품일 때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3. 사례

 

 대표님은 본인이 진행했던 사업들을 소개하시면서 마무리하셨다.

 

1) 바 워크 후쿠오카 (BAR WALK FUKUOKA)

 

 

(↑ 바워크 후쿠오카 홍보영상을 보여주시는 이데씨)

 

바 워크 후쿠오카란 하카타와 텐진 지도에 게제된(협약된) 점포 151여개 이상의 곳 중에 5개(1 점포 당 700엔, 5개 점포 1 세트 3500엔)를 자유롭게 선택해 먹으며 돌아다니고 춤추고 음악을 즐기는 이벤트이다. 

 

티켓 1장에 음료 1잔과 안주가 세트로 제공된다고 한다.  

영상에 보면 사람들이 기다리는 줄이 많음에도 즐겁게 기다리고 하는 모습이 있었다. 이데씨는 한국 사람들이 성미가 급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접해서인지 이렇게 기다릴 수 있겠냐고 우리에게 질문하셨다.

 

보면 기다리는 과정 자체도 즐겁게 음악을 즐길 수 있고, 또 음식 자체가 워낙 맛있어서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 같았다.

 

초기엔 700엔짜리 치고 음식이 작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을활성화'라는 가치를 잘 전달했고, 또 가게 자체를 평소에 700엔으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해외음식들을 고급스럽게 제공하는 것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거의 반값 수준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셈인데, 참여하는 가게들은 당장 당일에는 손해를 보지만 재방문객이 늘기 때문에 PR효과를 보고 참여한다고 한다. 이데아에서 마케팅 지원도 해준다고. 약 100여개가 넘는 점포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기다리면서 SNS 등에 정보를 공유하고 설레는 축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추천도 많이하고 그래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고.

 

평소 살사를 배우신다는, 가슴 속에 스페인의 열정이 살아있는 대표님이 스페인 등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BAR 축제를 일본에 잘 접목하신 것 같았다.

 

일단 '상품(700엔 이상의 가치를 지닌 음식과 서비스)'이 좋고, 컨셉이 좋아서 기다리는 것도 즐거운 이벤트가 되지 않았을까? 보조금없이 지속되는 흑자이벤트로 13개 지역으로 확장해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부산에서도 할 생각 없냐고 한다면 노하우를 전부 전수해주겠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하셨다 ㅎㅎ

 

무엇보다 놀랐던 건 스태프 단 2명으로 만 명이 넘는 고객들을 유치하는 이벤트를 해냈다는 점이었다. 대표님은 부산과 싱가포르, 후쿠오카에서 7일 정도 동시 개최하는 것도 재밌겠다면서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셨다.

 

2) 하카타 야타이(포장마차) 티켓

 

-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야타이'는 일본 국내에서도 관광안내사이트 검색랭킹 2위에 랭크될 만큼 검색이 잦은 키워드라고 한다. 그런데 관심이 있고 가고 싶지만 바가지 쓰지나 않을까하는 불안과 위생, 맛에 대한 불안으로 안심하고 야타이를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 이왕 왔으니 맛있는 곳에, 가격과 맛에 대한 불안도 더는,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만드신 거라고 한다.

 

야타이 티켓은 1050엔을 주고 살 수 있는 지도와 간단한 가게, 메뉴 설명이 있는 티켓인데, 지도에 설명된 추천 가게들 중 한 곳에서 해당 세트메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손님의 니즈를 해결하는 게 팔리는 상품'이라는 점을 이 사례를 통해 강조해주셨다. 직접 이 티켓을 사서 이용해보았는데 몇몇 분은 불만족스러웠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상당히 만족했다고. 한 친구는 야타이 사장님에게 캐리커쳐 명함도 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외에도 버스로 후쿠오카를 즐길 수 있는 후쿠오카 체험 버스 티켓이 있는데 이것은 인바운드 상품으로 호텔 등지에서 판매하고 항공사나 여행사들과 제휴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혼자서라도, 하루라도, 안심하고 독창적으로 후쿠오카를 즐길 수 있는 티켓이라고. 다음에 구경해보고 싶은 컨텐츠였다.

 

 년에는 농가에 습격으로 고민이 많은 맷돼지 고기를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Carne'를 개업하셨다고 하는데, 거기에 가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 (이름을 들었을 때 스페인어로 '고기'라는 뜻의 단어였던 것 같아서 혼자 피식 웃었음.. 대표님 정말 스페인 사랑하시네..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오지카 섬의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시면서 섬 전체 주민이 손님을 맞이하고, 환영해주는 그런 것들로 유명해졌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모티베이션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4. 관광상품을 만들려면?

 

one-stop 창구가 하나의 성공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서두로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중요한 일곱가지 요소를 이야기해주셨다. (7개의 S)

 

1)Story 이야기

2)Star(人) 스타성있는 인솔자 혹은 사람

3)Season 계절성

4)Special 특별함

5)Select 선택받았다는 느낌

6)Sexy 매력적인, 섹시함

7)Smile 웃음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 매력적이 되는 자원이 진짜 좋은 자원이라고 설명하셨다. 그래서 문득 삐까뻔쩍한 어떤 건축물로 반짝 조명받았다가 이내 싫증나서 더이상 찾지 않고, 흉물이 되어버리는 관광지들을 떠올려봤다. 그런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고 다시 다른 매력으로 보이는 자원, 그런 자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방문자가 많아지는 곳, 그게 바로 지역활성화의 시작이 아닐까.

 

대표님은 물건의 가치+인재의 매력(일의 가치)가 더해져야 크리에이티브한 거라고 하셨다. 또 행동의 원천은 스스로가, 주위가 즐거워하는 두근거림이라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언어화 해 공감을 얻고, 사회와 지역의 과제나 약점들을 기회로 삼아 그것을 사명감으로 삼으면, 타인이 나에게 빛나는, 활약하는 순서를 만들어 준다고 하셨다.

 

끝으로 사람과 사람의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며, 그건 지역활성화 관광에도 마찬가지라고. 사람의 힘을 믿는 대표님의 모습과 리크루트의 광고가 겹쳐 떠올랐다. 요즘은 무슨 일이든, 자꾸,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