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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_공부노트/사회적 경제

[착한세계시민의 탐방일기(일본편)] #1. 유누스식의 소셜비즈니스를 배우다! _in 후쿠오카 큐슈대학 SBRC

 

 

 

 

이번 글에서는 지난 2월 3일, 후쿠오카의 큐슈대학에 있는 유누스&시이키 소셜비즈니스 연구센터(SBRC)에 방문하여 배웠던 것들을 정리하고 공유하려고 한다.

 

1.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 (홈페이지 : http://www.muhammadyunus.org/ )

 

 무하마드 유누스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크레딧(소액금융)이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고 성장시켜 그라민 그룹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방글라데시 사람인 유누스 박사는 미국에서 유학하여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에는 치타공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로 있었으나 국민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리는 현실 속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무담보 소액 대출인 마이크로 크레딧을 하는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를 운영하였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1983년에 그라민은행을 법인으로 설립, 성공하여 이후 그라민 그룹이 만들어졌다.

 

 유누스 박사는 빈곤퇴치 운동의 모범이 되어서 그라민 은행과 함께 2006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에도 1984년 막사이사이상, 1994년 세계식량상, 1998년 시드니평화상, 2006년 서울평화상과 마더테레사상, 2009년 Presidential Medal of Freedom USA 미국 자유상(훈장?), 2010년 SolarWorld Einstein Award 등을 받았다고 한다.

 

 센터에서 오카다 선생님은 세계에서 노벨평화상이랑 미국 자유훈장? 그리고 뭐더라.. 아무튼 세 가지 수상을 다 한 사람이 딱 7명 뿐이고 그런 사람이 마더테레사, 넬슨 만델라, 마틴루터킹 등이라고 설명하셨다.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테레사 수녀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류에 기여한 사람임을 어필하신 것 같다. (일본어를 모르고 그래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정확히 캐치하지 못했기에 이 점은 그냥 야사처럼 슬쩍 들으시길..)

 

 수상경력이 워낙 많아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들어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유누스센터 공식 홈피 수상경력 페이지 바로가기)

아마 이게 가장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 그라민 은행 : '그라민'은 '농촌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빈곤층을 위한 은행으로 담보와 보증이 필요한 기존의 은행과 달리 신뢰에 기초한 융자, 소액융자, 5인조 제도(연대보증과 다른 형태), 은행이 직접 농촌에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특징으로 하는 은행이다. 97%가량은 여성에게 대출해줬다고. 보다 자세한 것은 다른 자료들이 많으므로 검색하길 바란다.

 

● 그라민 패밀리 : Grameen Bank (1983), Grameen Trust (1989), Grameen Krishi(Agriculture) (1991), Grameen Uddog (Enterprise) (1994), Grameen Fund (1994), Grameen Motsho(Fisheries and Livestock) (1994), Grameen Telecom (1995), Grameen Shamogree(Products) (1996), Grameen Cybernet (1996), Grameen Shakti(Energy) (1996), Grameen Phone (1996), .... 중략 ..., Grameen IT Park (2001), ... 중략...,  Grameen Danone(2006), Grameen Intel (2008)  등등

 

 

 

 

 

 

←↑ 유누스연구센터에서 받은 자료

 

 

2. 유누스&시이키 소셜비즈니스 연구센터 (홈페이지 : http://sbrc.kyushu-u.ac.jp/ )

 

 이곳은 소셜비즈니스의 연구와 보급, 또 인큐베이팅을 하는 곳이었다. 대표적 사회적 기업가로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의 그라민 패밀리와 교류협정(2007년)을 맺고 연구센터와 그라민 크리에이티브랩(THE GRAMEEN CREATIVE LAB,GCL)@큐슈대학을 만들었다.

 정기적으로 워크숍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소셜비즈니스 콘테스트를 열어 유누스 박사의 소셜비즈니스 모델을 널리 알리고, 창의적인 대학생들이 만들어 낸 소셜비즈니스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계 22개 대학 정도에 유누스연구센터가 존재하는데 세계 각지의 유누스연구센터, 그라민 패밀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많은 교류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유누스 박사도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에 오기도 하고, 직접 소셜비즈니스 콘테스트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기도 한다고 한다.

 

연구센터의 주요 활동으로는,

 1) 교육과 연구 : 소셜비즈니스에 대한 교육과 연구활동.

 2) 파트너십과 얼라이언스(동반자적 관계, 연합체 구축) : 다른 대학교, 산업체, 정부, NPO/NGO, 그라민 패밀리 조직과의 네트워크 구축.

 3) 행사 : 소셜비즈니스 허브로서 각종 포럼, 워크샵, 트레이닝 프로그램, 심포지아, 소셜비즈니스 투어 등 다양한 이벤트 개최

 4) 아카이빙 : 소셜비즈니스 연구 자료 등을 그라민 크리에이티브 하우스(Grameen Creative House, GCH), 온라인 등에 게시하여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유하는 역할.

등을 들 수 있다.

 

SBRC의 건물 안에는 Grameen Creative House(GCH), Grammen Creative Lab(GCL), Grameen Technology Lab(GTL) 등이 있어서 다양한 소셜비즈니스에 대한 활동들에 대해 기여하는 열린 환경으로 제공되고 있다. 영어와 일본어로 된 책과 매거진이 있는 도서관 등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리고 연구센터와 랩들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GTL과 공동연구프로젝트로 ICT를 활용하여 빈곤층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터블 클리닉' 등이 그 사례인데, 이 프로젝트는 방글라데시에서 이루어졌다. 의사가 많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간호사가 직접 환자를 찾아가 의학적 자료를 의사에게 보내고 의사가 진료를 하는 시스템이다. 병원비 등은 제약회사가 낸다거나 하는 이익집단이 지불하는 방안이 유용하다고 설명해주셨다.

 

 

(↑ 연구센터와 각종 랩들의 연계관계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구조도)

 

 

● Grameen Creative Lab @Kyushu University (GCL@Kyushu University)

 - 주요 목표 및 활동 : 소셜비즈니스에 대한 연구(다른 대학의 GCL들과 연계하여 연구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 제공, 학생들의 소셜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소셜비즈니스 워크샵과 심포지엄 등 촉진 활동 

 

● Grameen Technology Lab

 - 주요 목표 및 활동 : MDGs(Milennium Development Goals)에 정의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적정기술 개발 및 소셜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방법 등 연구

 

 

(↑ 소셜비즈니스에 대해 알려주신 유누스 박사님의 일본 오른팔(?) 오카다 선생님 ) 

 

 

3.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

 

  큐슈대학의 오카다 선생님께서 이야기한 내용 중에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를 설명하실 때였다.

 

 소셜비즈니스란 단어는 지난 번 부산에서 진행되었던 사회적경제 포럼에서 일본에서 오신 교수님이 알려주셨었는데, 그에 관한 간략한 정의는 사회적기업알기 시리즈의 게시물에서 사회적기업의 개념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면서 (http://ggcsoyeong.tistory.com/2)에서 이야기했었다.

 

 특별히 '유누스식'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기존의 사회적기업 관련 개념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경제'란 단어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일본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소셜비즈니스'를 하는 조직들에는 NPO/NGO, Social Enterprise(SE), Community business 등이 있으나,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에는 이들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는 7가지 원칙[각주:1]을 가지고 있는데, 조직 형태나 그런 것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 원칙들만 지키면 그것은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있다. (원칙 Principles인 동시에 정의를 내리는 요소 Defining elements이다.)

 

영어로 쓰여진 것이 본래 자료에 있는 원칙을 발췌한 것이며, 그 이외 한글로 쓰여진 부분은 본인이 이해한 바대로 자료와 오카다 선생님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다소 오역과 잘못된 이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1) 비지니스의 목적이 '사회문제해결'에 있을 것.

Business objective will be to overcome poverty, or one or more problems (such as education, health, techonology access, and environment) which threaten people and society; not profit maximization.

- CSR의 전제는 '돈'이다. 그래서 사회공헌활동을 잘하는 기업이라하더라도 유누스의 소셜비즈니스와 다르다. 일반 영리기업들은 비지니스의 목적의 우선순위의 가장 정상에 '돈'이 있기 때문에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로 정의내릴 수 없다.

 

2) 자립과 지속이 요구됨.

Financial and economic sustainability.

- NPO/NGO들은 기부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유누스의 소셜비즈니스와 다르다. 그리고 한국의 사회적기업(SE)들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자립과 지속이 어렵다는 점에서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라 말할 수 없다. 물론 재정적으로 어느정도 독립적인 사회적기업도 있겠지만(일자리창출지원사업을 받고 있지 않고 스스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기업), 지원책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에 완전히 독립될 수 없고,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하는 등 상당부분 자립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보여진다.

- 자립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도덕이 없는 비즈니스이다. Nonsense.

 

3) 주주는 배당을 받지 않음. 투자원금만 회수.

Investors get back their investment amount only. No dividend is given beyond investment money.

- 주주의 배당은 금융자본주의의 일환. 유누스가 생각하는 '돈'은 단순히 '부싯돌'일 뿐.

 

4) 회사가 창출한 이익은 회사의 발전과 개선에 이용되어 사회에 환원됨.

When investment amount is paid back, company profit stays with the company for expansion and improvement.

- 일반주주가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소셜비즈니스의 주주들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투자함. 개인의 이익(배당)을 받기보다 그 이익을 회사에 남겨 더 큰 이익을 만들려는 것. 회사는 이익을 회사의 성장과 사회에 재투자해야한다.

 

5) 환경에 대한 배려를 해야함.

Environmentally conscious.

- 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추구하려는 일반기업의 경우 환경적으로 유해하지만 위법하지 않으면 채택하여 시행하는 일이 많지만, 유누스의 소셜비즈니스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 비판받는 지점이기도 하나, 기술 등 다른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6) 좋은 노동조건을 제공할 것.

Workforce gets market wage with better working conditions.

- 좋은 노동이라는 것이 추상적이긴 하지만 시장(살고있는 지역)에 맞는 임금을 제공하는 등 한국처럼 제도적인 것이 아니라도, 일정한 틀은 있을 것. 때론 기계화의 역행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7) 즐겁게 하라.  

... do it with joy.

 

 그리고 오카다 선생님은 빌게이츠의 자선을 예로 들면서 '돈을 번 후, 그 돈을 사회에 공헌한다'는 개념도 시장경제주의 하에서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파괴'이후 '수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고 경쟁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하셨다. 파괴하는 역할은 비즈니스가, 수습하는 역할은 NGO나 NPO들이 담당하는 식으로 분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보았다.

 '돈을 벌어 사회에 공헌한다'는 그것이 가능하려면 전제가 현 상태로 지구가 있을 수 있어야 하는데 21세기에 들어 지구환경은 더욱 위험해지고 빈부격차가 심해져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셨다. 특히 유누스식 소셜비즈니스 같은 새로운 시도들, 다양한 꿈들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지난 다보스포럼에서 말했던 'Social Fiction'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하셨다. 소셜픽션에 대한 이야기는 소셜픽션에 대한 책의 독후감으로 대신한다.(http://ggcsoyeong.tistory.com/9)

 

질의응답 시간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시간이 모자라 정말 아쉬울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중에 2011년부터 부각된 마이크로파이낸스 문제에 대해 내가 질문을 했었는데, 그 점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은 시간관계상 못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답변을 들을 수 있어 기뻤다.

 

 질문을 요약하자면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들, 그런 것들에 대한 연구센터의 연구자로서 의견을 물었는데 우선 2011~12년에 부각된 마이크로파이낸스의 문제들은 인도 쪽의 마이크로파이낸스 문제이고 그라민 은행의 마이크로파이낸스와 다르다는 답변을 들었다.

 

 같은 용어를 사용해서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나라에서는 고리대금업도 마이크로 파이낸스라 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누스의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기본은 일단 사업을 위한 자금대여이고, 이자를 다르게 받는다고 한다. 어떻게 다르게 받는지는 시간때문에 상세히 듣지 못해 아쉽다. 아무튼 마이크로파이낸스, 마이크로 크레딧과 관련한 용어의 정의도 나라마다 다르게 쓰여서 일부 악용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튼, 회사와 고객, 사회가 모두 win-win-win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꿈꾸는 것. 그게 바로 유누스의 소셜비즈니스란 생각이 든다.

 

*이 게시물의 모든 사진은 본인이 촬영,편집하였습니다.

(표지에 합성된 본인 사진 제외. 해당 사진 촬영자 이호철)

 

[참고자료]

 

  1. 1. 그라민 크리에이티브 랩 자료 일부 발췌. 오카다 선생님의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