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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_감상노트/책

[독후기록#8. 모든 요일의 기록_김민철] 나와 비슷한 듯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

[독후기록#8. 모든 요일의 기록_김민철] 나와 비슷한 듯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




감기에 걸렸다. 괜찮은 듯 해서 별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비염이 되어버렸다. 병원에선 목 안과 코 안이 다 헐어있다며 푹 쉴 것을 권했다. 그래서 모처럼 칼퇴하기로 하고, 집으로 향했는데, 지하철을 타고 이제 버스를 갈아타려는 데 거기 서점이 있었다. 

온 몸이 쑤시고 약기운에 몽롱했지만, 이상하게 내 몸은 나도 모르게 서점으로 날 데리고 갔다.


 헤매지도 않았다. 그냥 쭉, 가다 가판대 위에 턱 얹어있는 이 책을 보았다. 왠지 심플해서 마음에 들었다. 책을 열었는데, 갑자기 몽롱하던 정신이 확-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열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구절은, "하지만 후배의 유일한 특권은 좋은 선배의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선배의 나쁜 점은 안 배우면 된다는 거지." , "광고를 직업으로 가진다는 건 끊임없이 배우는 일이었다. " 이 구절들이었다.


 얼마 전부터 왠지 좋은 사수를 두고 싶다는 마음, 또 좋은 동료와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나는 어떻게 좋은 사수가 될지, 좋은 동료가 될지 하는 고민,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이 책에 그에 대한 답이 있는 것 같았다. 좋은 사수도, 좋은 동료도, 내가 어떻게 배우느냐에 달려있다는 걸... 


또 뭔가 이 글쓴이가 나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게 아닐까하는, 왠지모를 친근함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샀다. 그리고 잠들기 전 조금, 또 그 다음날 카페에서 다 읽었다. 오랜만에 정말 몰입감 있게 읽은 책이어서, 인상깊게 읽은 구절들을 저자가 말했듯, 기억하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쓴다.



" 그때의 내가 궁금해서 다시 그 책을 읽는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책을 발견한다. 새로운 감정으로 줄을 긋는다."


이미 거쳐간 책들도 모두 자신의 시간을 숨죽여 다시 기다리고 있다. 그 책의 시간은 언제일까. 알 수 없다. 다만 사람과 책의 관계에도 환경과 감정의 궁합이 맞는 순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p33, 영원히 새로운 책장 


 첫 챕터는 책에 관한 이야기였다.


 얼마 가진 것 없는 내가 우리집 식구 누구보다 가장 많은 건 바로 책이다. 옷은 외투를 제외하면 사계절 옷을 다 합쳐도, 속옷까지 다 해봐야 서랍장 한 칸에 다들어갈 정도로 없지만, 책은 카니발 차량 한가득 하고도, 10단짜리 책장 한가득 있었다. 전공책부터 월간 경제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 소설, 경영/경제도서, 자격증 도서, 시집, 바가바드 기타 같은 다른 문명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들... 


 생각보단 꽤 다양하게 있었다. 거기 있는 책을 전부 다 읽은 건 아니고, 70% 정도는 읽거나 간략하게라도 본 것이고 30%는 읽겠다고 사놓고 꽂아둔 채 아직 펼쳐보지 않은 책들이다.


 읽은 책들 중에서도 몇 권은 정말 대여섯번씩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인상깊은 구절이 달랐다. 


 처음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래, 책은 역시 여러번 곱씹으며 읽어야 해.'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욕심이었고,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도 있었다. 그냥 내킬 때, 왠지 저 책의 제목이 나를 부를 때, 그럴 때 읽을 때 뭔가 마음에 다가오는 게 있었다. 그리고 뭔가 고민이 있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가 훨씬 와닿는 것이 많았다. 


 어떤 책이든 그건 공통적인 부분인 것 같았다. 물론 특히, 시(poem)가 그렇다. 그리고 문학, 철학이 그렇다. 그런 감정적으로 힘들 때 가장 안 와닿는 책은.. 실용서, 경영관련 서적들.. 4년을 전공했으면서, 그럴 땐 정말 한 글자도 모르겠더라.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겪은 시간들이, 저자가 겪은 시간들과 엮이며 새로운 기억이 되었다. 40대가 지나면 불경이 눈에 들어온다는 우리 엄마 말이 떠올랐다. 나도 언젠가 불경을 이해할 것 같은 시간이 올런지. 또 비종교인인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학문적인 관심으로서의 종교에 대한 태도가 아닌, '믿는 태도'로 관심을 가지는 종교가 생길까. 



그냥 각자의 진실이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크루소>가 진실인 시대가 있었고,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의 로빈슨 크루소가 진실인 시대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도,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로체스터도 진실이 된다. 프라이데이도 방드르디도 진실이 된다. -p48, 각자의 진실


 카피라이터는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직업 - p49, 각자의 진실


 소설책을 편다. 거기 다른 사람이 있다. 거기 다른 진실들이 있다. 각자에게 각자의 진실을 돌려주려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p51, 각자의 진실


 자신의 직업을 표현한 말이 너무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카피라이터는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야하는 직업이라는. 기획자도 그렇고, 내 비전인 착한 세계시민으로서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로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또 누군가를 볼 때, 너무나 쉽게 그 한 면의 진실만 있을 것이라 여기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다시 음독해보았다. '각자에게 각자의 진실을 돌려주려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 멋진 표현이다.


♣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p59, 비극이 알려준 긍정의 태도, 김상봉,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한길사, 2003 인용


 그것이 피아노 선생님의 딸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검은 검반이었다.

 도넛으로 태어난 사람이 있고, 검은 건반으로 태어난 사람이 있는 법이다. 칠판으로 태어난 사람이 있고, 스피커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계산기로 태어난 사람도 있는 법이다. - p66


 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이 일상을 무화(無化)시켜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의무이다. 그것이 스물여덟 청춘, 내 일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 p75, 일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었다. 나는 무엇으로 태어났는가. 아마, 신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신문으로 태어났다. 그 중에서도 석간이 아닌 조간으로. 한동안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그리고 때로 힘들었던 그 시절들에 대한 위로이자 앞으로도 힘들 때마다 왠지 생각날 것 같은 구절들이었다.


 그래 이미 정해진 것들 사이에서, 나의 태도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걸 이용해 진짜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걸 알아버렸다. (중략) 그러다가 어느 날 도서관 구석에서 김화영의 <행복의 충격>을 발견했다. (중략)그리고 마침내 나는 카뮈의 <결혼,여름>이란 책을 펼쳤다. (중략)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는 책은 없었다. 그다음은 홀린 듯 빠져들었다. 나는 카뮈의 <안과 겉>, <이방인>, <시지프 신화>까지 달음박질쳤다. 그리고 마침내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아침이 찾아왔다. - p 83,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열성적으로 미래를 꿈꾸고 있는데. 잘 돌아다니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도서관에 가고 새벽엔 불어학원도 다녔는데. 주말 동안 홍대 앞을 돌아다니며 파리 지도를 구해서 책상 앞에 떡하니 붙여두었는데. 대출금도 꼬박꼬박 갚고 있고, 여행 갈 돈도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데. 1년짜리 그 여행을 위해서, 사고 싶은 것도 사지 않고, 노트북도 제일 가벼운 걸로 이미 사뒀는데. 팀장님에게도 이미 1년 후에 그만둔다고 말을 했고, 남자친구에게도 나는 떠날 사람이라고 말해뒀는데. 마치 그곳에만 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처럼, 끊임없이 그곳의 삶을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곳이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니. 이건 또 무슨 사형선고와 같은 말인가. 이것이 처음 <행복의 충격>을 읽었을 때 내 마음속의 지진이었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 나를 위한 공간은 지중해 어디에도 없다고 선언해버린 것이었다. - p85,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것이었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 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나가는 것. -p86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긴 휴가를 제시하며 붙잡았던 팀장님의 탓도 아니고, 가끔 농담처럼 "엄마 때문이다."라고 말했지만 엄마도 나도 알았다. 엄마 탓이 아니란 걸. (중략) 결국 나 때문이었다. 결국 떠나지 않은 사람은 나다. 결정한 사람은 나다. 

 만약 그때 내가 그 책들을 읽지 않았다면? 만약 그때 내가 나를 잡은 손을 뿌리쳤다면? 만약 내가 프랑스로 갔다면? 만약 내가 지중해에 도착했다면? 만약 내가. 만약 내가. 만약 내가. 

 산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떄문에 결국 모든 선택에는 '만약'이 남는다. (중략) '만약'이 배제된 순간은 없다.

  하지만 '만약'은 어디까지나 '만약'이다. 가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았기에 미련만 가득한 단어이다. 그 모든 '만약'에 대한 답은 하나뿐이다.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라는 답. -p91


 글쓴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경험을 상기시켰다. 회사 선배와 술을 마시며 했던 이야기들을. '만약'은 끝이 없으니 자꾸 '만약' 이 떠오르면 빨리 그걸 현실로 가져와보라던, 선배의 말씀이 들렸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걸 '알아버렸다'니. 표현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와,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감탄했다. 카피라이터라 그런가.. 검은 건반이라는 표현에서 '오?' 했었는데 이 지점에 와서 '와... ' 가 되었다.


 글쓴이가 여행을 준비하며 책을 읽고 한 모습들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또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 글쓴이가 받은 충격보단 약하지만, 나도 충격을 받았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기, 항상 깨어있기, 내가 나의 주인이 되기, 도피하지 않기........ 한 단어 한 단어 곱씹으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떠올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그 구절들을 내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수도 없이 이야기했다. 마르셀리노에 대해서. 리스본의 우리 단골집에 대해서. 

세상에는 자기가 겪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대해 말을 하고 또 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일지도 모른다. 믿을 수 없으니까. 그 순간을 내가 겪었다는 걸 나도 믿을 수 없으니까. -p108


파두(Fado), 포르투갈 민중음악. '숙명'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음악. '사우다드(saudade)'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한 음악. -p111


 여행은 감각을 왜곡한다. 귀뿐만 아니라 눈과 입과 모든 감각을 왜곡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왜곡에 열광한다. 

 들어본 적 없는 음악들로 세상이 넘쳐난다. 그 왜곡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오늘도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 미세한 음악까지 놓치지 않을 정도로 귀가 열린, 마음이 열린 나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여행을 꿈꾼다 - p131


 그러니 어떤 가이드북보다도 낡은 벽이 내겐 가장 훌륭한 가이드가 된다. 좋아하는 것이 뚜렷하다는 사실이 때론 다른 여행을 선물한다. - p174


나에게 인생을 잘 살 수 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p200


흙을 만지며 생각했다. 선생님 말이 맞았다. 선생님은 1년 넘게 나에게 계속 같은 말을 했다. 흙을 손 전체로 감싸세요. 구멍을 뚫을 때 중심이 안 흔들리게 조심하세요. (중략) 계속 같은 말을 했고, 나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몰랐다.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밭을 만드는데 1년이 걸린 것이다. (중략) 계속했으니까 안 거다.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그 열매를 맛본 거다. - p219, 때때로 공방


인생을 잘 살 수 밖에 없는 기본기가 무엇일까, 김종삼 멘토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가 가져야 할 단 한가지 습관이 있다면, 그건 바로 '습관을 만드는 습관'이라고. 그래, 좋은 습관을 만드는 습관이 어쩌면 기본기가 아닐까


. 멘토님은 우리에게 지금 꿈이 없다면 너무 거기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사소한 것일도 좋은 습관을 만드는 습관을 기르다보면 내가 꿈을 만났을 때 그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었다. 멘토님의 3주 체크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래, 실천해야지. 들었던 이야기들을, 꼭 실천해야지.



그냥 평생 나를 괴롭혔던, 우리를 괴롭혔던, 나의 음울한 성격의 원인이라 추정되는, 버릴 수도 없고 버려지지도 않는 어둠이었던 그 사람이 거기에 누워 있었다. - p258


... 이 부분은 기분이 묘했다.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나는 그 순간을 어떻게 적게 될까.


쓰고서야 이해한다. 방금 흘린 눈물이 무엇이었는지, 방금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왜 분노했는지, 왜 힘들었는지, 왜 그때 그 사람은 그랬는지, 왜 그때 나는 그랬는지. -p260


 나는 내가 쓴 것을 읽고, 그때의 경험을 음미하고, 손가락 사이로 떨어진 세세한 감정 같은 것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죄책감도 없이. 내가 쓴 몇 문장만 경험했다고 믿으며.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그것이 쓴다는 것의 어쩔수 없는 맹점이다. -p261


 한 문장이 헐겁게 자신의 느낌을 발산하던 세상에서, 한 문장이 빈틈없이 단단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세상으로의 이주, 밤의 문장에서 한낮의 문장으로의 이주. -p 268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혀야 한다. 조사 하나라도 덜그럭거려선 안된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모호한 구석은 사라져야 한다, 군더더기가 남아 있어선 안 된다, 이것은 광고 카피다. 그 모든 의미를 그 충고 하나가 품고 있었다. '입으로 읽으면서 써라.' - p268


 그런 세계였다. 이 세계는. 마침표 하나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 세계.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제자리에서 기능을 해줄 때 겨우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세계. 15초에 들어가는 한 문장을 위해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세계. - p270


책을 읽고, 밑줄을 그은 뒤, 약간의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그 여운을 간직하기 위해 글을 써보았는데, 틈틈히 쓰다보니 쓰기 시작한지 3일째. 점차 여운은 사라지고, 기억도 흐릿해졌다. 어쩌면 오롯이 책의 문장만이 남았을지도.


 그래도 그 문장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들, 이미지들, 느낌들이, 조금은 남아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게 좋은 책은, '여운이 남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