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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여행노트/해외여행

[대만 여행기] (여행준비) #1. 여행지 선정 - 사람, 책




 사람


매년 여름, 사람들은 휴가를 떠난다.

나도 그중에 하나로 이번 여름은 어디로 떠날까 생각하던 차였다.


나와 함께 지내던 룸메이트가 문득 생각이 났다.

대만으로 중국어를 배우러 떠난 그 친구는 내게 언제든 놀러오라 했었다.


딱히 가고싶은 나라도 없었고, 마침 그 때 대만행 비행기표를 한 항공사에서 특가로 판매하고 있었다.


'어라?' 수많은 일정 중에 비행기표가 가장 쌌던 (시간대가 안좋은) 티켓을 덜컥, 구매해버리고선 공휴일을 끼워 연차를 몰아 거의 2주간의 휴가를 가겠다고 결재를 올렸다. 대표님께선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그냥 흘러가는 소리였을 수도 있었던, '놀러오라'는 한 마디에, 그 친구를 보러,또  여행을 하기위해 대만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이런 식으로 '사람' 때문에 여행지를 정해왔던 것 같다. 

2년전쯤의 페루여행도, 그곳에서 일하던 친구가 놀러오고 싶으면 놀러오라는 말 한마디에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조금의 빚을 내서 다녀와 다시 아르바이트로 갚아 한달 간의 여행을 했더랬지.


 책


사실, 대만에 간다고는 했지만 나는 대만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사실 타이완과 대만이 같은 곳인지도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타이완과 타이를 헷갈려하는 무지한 사람일 뿐....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죄다 2박3일, 4박 5일 일정들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알고보니 타이완은 대부분 4박 5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았다. 거의 2주 동안 내가 뭘해야하는지 순간 멘붕에 빠졌다.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도움을 받았던 어스토리 라는 사이트의 도움을 받으려고도 해봤지만,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데다가 대만이라는 곳은 지도만 봐도 너무도 낯선 곳이었다. 


(구글지도를 켜도 당최 어디가 어디인지.. 역 이름들은 왜그리 다 비슷한지..게다가 한글로 옮긴 발음도 제각각.. 르웨탄, 르워탄, 일월담, 르웨이탄 등이 다 같은 곳이라니! 처짠은 또 뭐람!)


그리고 내게 매력적인 장소가 어디고, 코스를 또 어떻게 짜야하는지, 숙박은 어디로 해야할지, 나는 대만에서 뭘하고 싶은건지 전혀 알지 못하니 진척이 없었다.


깨작깨작 인터넷서핑을 하던 나는 답답함에 가이드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 기준에 대만은 작은 섬이었어서, 대강 섬을 한바퀴 돌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 (며칠 후  이건 내가 잘못 생각했었던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타이완의 북부인 타이베이와 그 근교외에 서부, 남부, 동부 등의 정보가 모두 담긴 가이드북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대부분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는 거여서 북부 쪽 밖에는 안보였다. 큰 도서점에 가서 찾다가 겨우 하나를 찾았으니... 그게 바로 디스이즈타이완이라는 책의 개정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원하는 대로 타이베이 외에 카오슝, 컨띵, 타이난, 타이중, 타이동 등 타이완 전역의 도시들과 관광지들을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가이드북을 샀지만, 여전히 feel이 오지 않았다.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대만과 관련된 다른 책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나라 라는 책이 눈에 들어 구매하게 되었다.


그 책은 정치대학교에서 공부를 했던 저자가 에세이처럼 대만에 대해 정치 경제 사회의 일부분을 알려주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대만 역사와 우리나라와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고, 소소한 경험담과 섞여있어 흥미가 일었다. 


'저자가 말한 24시간 운영되는 도서점은 어떻게 생겼을까, 와, 고궁박물원에 저렇게 많은 것들이 있단말야? 우리나라와 국교가 단절된 나라였구나! 아, 정치대학교는 이런 곳이구나. 차이나는 도올에 나왔던 장개석과 장학량 이야기가 간략히 언급되는구나.. 파인애플케이크로 알려진 펑리수엔 진짜 파인애플이 들어있는게 아니었어?! ' 등등 몰랐던 것들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어느 정도 흥미있는 spot들과 보고싶은 것들, 하고싶은 것들이 떠올랐을 때, 

가이드북을 일독하고는 코스를 대략적으로 정하고, 룸메이트와 상의해서 숙박시설들을 예약했다.


아고다에서 대부분 하고, 타이베이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해두었다.


사실 아직도 세부적인 코스는 짜지 않고 대략적으로 도시들만 정해 숙박시설을 예약했는데, 어떤 여행이 될 지 기대가 된다.


5월 말, 나는 어떤 여행을 하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