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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여행노트/해외여행

[대만여행기] 2016.06.02 ~ 03 대만 타이난 여행


타이난으로 가는 길 


호수에 정취에 푹 빠져있던 르웨이탄에서 벗어나, 다시 버스를 타고 타이중으로 향했다.


여러번 왔다갔다하면서 만나는 타이중은 여전히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었다.

뭐랄까.. 역사가 있는 오래된 곳에서 풍기는 아우라와 모던한 느낌이 교차하는 곳이랄까. 

카페거리가 소호처럼 있다던데, 아직 이곳의 많은 부분을 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지만, 그래도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의 도시를 만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짧은 시간만 머물다 갈 수 밖에 없었다.


적당히 도시스럽고, 적당히 시골스러운, 그런 곳이랄까.

교통도 편리하고, 만일 대만에서 산다면 타이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튼, 이동시간이 길다보니 배가 고파 뭘 좀 먹어야 겠는데, 차 시간은 가까웠고, 캐리어에 타이중에서 산 기념품들이 가득이라(차랑 펑리수 같은 것들..) 무겁기도 해서 역에서 가까운 맥도날드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역전 앞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고 복잡했는데, 써브웨이를 갈까 하다가 써브웨이는 2층이라... 캐리어 끌고 가기에 조금 더 편한 1층 맥도날드로.


중국어를 못하는 나로선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끔은 반갑다.



비가 자주 오는 곳이어서인지, 대만의 건물들은 인도를 아케이드 처럼 감싸고 있었다. 물론 그 길도 제각각이고 높이도 제각이며, 색도 모양도 조금씩 제각각이지만 대충 연결되어있다는 것이... 참 신기.


글로 뭐라 표현해야 와닿을지 모르겠지만..  무튼 특색있는 건물들.

비가올 때 딱히 우산이 없어도 길을 다니는 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다. 

위 사진의 맥도날드처럼 아예 문이 저렇게 나뉘어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저런 문이 없고 심지어 테이크아웃 매대는 인도 쪽에 떡하니 있어서, 인도를 지나면.. 뭐랄까 가게를 관통하는 기분이 든다.

 




빅맥인가?랑 익숙한 1955버거를 시켜먹었다. 우리나라 맥도날드보다 콜라가 굉장히 큰 느낌이었다. 페루에서도 느꼈지만, 외국인들은 마시는 걸 많이 마시는가?.. 왜 기본용량이 다 큰 것 같이 느껴지지..


무튼, 그렇게 끼니를 때우고 타이중에서 까르띠에 기차를 타고 타이난으로. 





타이난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찾아갔는데, 숙소는 아고다에서 보고 예약한 ECFA 타이난 호텔. 체인인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깔끔하고 좋았다. 방은 살짝 작긴 하지만 비즈니스호텔 같은 깔끔함에 에어컨도 화장실도 괜찮았고. 2~3만원대에 예약했는데 시내에서도 가깝고 직원들도 영어가 통해서 마음에 들었다. :) 무튼, 무거운 짐을 넣어두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타이난을 대표하는 명물 (음식) 맛보기


비가 올듯 말듯 흐릿한 날씨였는데,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이어서, 타이난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 3가지를 찾아 먹는 먹방투어를 하기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숙소에서 가까웠던 도소월(뚜샤오위에). 이곳에서는 타이난을 대표하는 면 요리인 담자면(단자이미엔)을 먹을 수 있다고 책자에 소개되어 있었다. 1892년에 문을 열었다던데, 타이난에 3개의 지점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 어느 지점인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지도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갔다. 아마 중정로 점이 아닐까 싶은데.... 본점보다는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실 본점이랑도 도보로 5분 정도밖에 차이가 안난다고 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찾아가면 될 것 같다. 



오픈 키친으로 담자면을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볼 수 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왠지 일본이 생각나는 느낌. 일본에서 만난 장인정신이 담긴 죽을 쑤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대만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부분이 있어서 여행을 다닐 때마다 종종 느끼곤 하는데, 이 오픈 키친에선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면을 나무통에서 건져서 담아 주는데, 이 나무통이 '담자(단자이)'라는 이름이어서 이 요리 이름이 담자면이 되었다고. 어부들이 일이 없을 때 나무통에 삶은 국수를 어깨에 지고 다니면서 팔았던 게 이 요리의 유래라고 한다. 




배가 고픈 우리는 담자면 외에도 새우튀김 롤(황진 샤쥐엔)과 

음..... 뭐랄까 돼지 껍질 요리 같은 걸 시켜 먹어보았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담자면이 제일 맛있었고 그 다음이 튀김, 그 다음이 저 껍질 같은 요리... 저건 약간 짜기도 짜고 뭔가 고기의 비릿한 잡내가 나서 별로였다.


다음에 간다면 그냥 담자면 2개에 튀김 1개 시켜먹거나 담자면만 먹는 걸로.


양이 많지는 않아서 그냥 후룩후룩 먹고 나왔다. 종업원들도 굉장히 친절해서 더 일본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밥을 먹고 나와 소화도 시킬 겸 주변을 걸어다니며 구경을 했다. 타이난에서도 주요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차가 지나다니는 것과 비슷하게 오토바이를 흔히 볼 수 있는 듯. 사진에 보이는 조금은 특이해보이는 건물은 일본풍의 백화점 같은 곳이었다. 




차, 그릇, 옷 등 각종 상품들이 많았지만, 내 눈길을 끈 것은 아기자기한 기념품 같은 것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도자기 코스터에 가장 눈이 갔었는데, 디자인이 100% 마음에 차는 것이 없어 사진 않았다.

도자기 코스터(컵받침)을 친구가 대만에서 사온 적이 있는데, 여름에 써보니 찬 음료를 마실 때 책상에 늘 물이 흥건해져서 닦아야 하는 귀찮은 걸 안해도 되서 너무 좋았다. 도자기다보니 그렇게 온도 차이에 의해 생기는 물기를 알아서 흡수하고 또 나중에 마르면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깔끔하게 쓸 수 있다는.


천으로 된 코스터나 실리콘 등과는 달리 기능적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

예쁘고 실용적인 기념품이지 않나 싶다.



이곳에서 산 것은 아니지만, 대만에서 데려온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도자기 코스터. 

9개월째 잘 쓰고 있다 ㅎㅎ




주요 관광지들, 랜드마크들, 역사적인 건물 같은 걸 깔끔하게 디자인해 엽서로도 액자로도 팔던 것들.

사고 싶었는데 아직 여행일정이 많이 남았고, 예산 초과가 될 것 같아서 사진 않았다.


대강 구경을 하고, 또 다른 타이난의 명물, 관차이반을 먹으러 출발.

관차이반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중에, 적감관재판(츠칸 관차이반) 이라는 곳이 가장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다.

지도를 보면서 갔는데, 강락시장(캉러시장)인가 하는 시장 안 골목에 있는 허름해보이는 곳이어서 사실 지도를 보면서도 조금 헤매다 갔다. 저녁에는 솔직히 못 찾아갈 듯 하다. 뭔가 무서워...


뭔가 중국집스러운 가게에 들어가서 원하는 메뉴를 하나씩 시켰다. 



토스트가 바삭, 하고 씹히는 데 그 안에 찐~한 카레와 스프 같은 게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보는 것보다도 더 맛있는 간식이었다. 해산물, 닭고기, 야채 같은 게 들어있었고. 기름에 튀긴 듯한 바삭한 토스트와 스튜의 맛이 어우러져 풍부한 식감과 맛을 전해주었다. 


내 입에는 살짝 짜긴 했지만, 맛있어서, 또 먹고 싶은 음식.


관차이반을 먹고 또 숙소 쪽으로 걸으면서 구경을 하고 했더니 어느새 해가 지고 저녁이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아주 유명한 망고빙수가 있다고 해 그곳으로 향했다. 천연 애플망고로만 만드는 감동적인 망고빙수를 판다는 일품당. 망고빙수 외에도 다양한 생과일들을 잘라서도 팔고 주스로도 팔고 그런 곳이었다.


야외 테이블 같은 곳에 앉아서 먹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는데, 거기 틈바구니에 자리를 잡았다.



날도 조금 후덥하고, 우리는 망고빙수 하나를 시켜 나눠먹기로. 별다른 건 없고 우유에 망고를 한가득 담고, 또 그 위에 토핑 몇가지, 라임을 딱 얹어서 주는데, 그 맛이 정말 일품이다. 다른 과일도 정말 많았는데 진열해놓은 과일들이 다 신선하더라. 입안에서 달달하고 상큼하게 녹는데, 정말 너무 맛있었다.


진짜 몇 숟갈 뜬 것 같은데 금방 사라져서 아쉬울 정도. 그렇지만 빙수를 또 먹기엔 좀 부담스러워서, 내일 아침에도 먹고 간식으로 먹을 겸 파인애플이랑, 먹고 싶은 과일을 테이크아웃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마트에서 파는 딸기팩처럼 과일을 잘라 투명한 도시락 같은 거에 넣어 준다) 


캬.. 숙소로 돌아와서 하나 맛보는 데 그것도 정말 맛있더라.


타이난은 까오슝으로 가는 길에 들리는 도시여서 짧게 먹부림 정도로 끝냈는데, 다음에 가면 좀 더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끝.